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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변의 무코리타》 리뷰 - 고요하게 스며드는 치유의 이야기

by 디스펜서 2025. 5. 16.

 

 

🎬 무비디의 한줄평

 

“사라진 사람들의 흔적 속에서 다시 삶을 배우는 시간, 고요하게 스며드는 치유의 이야기.”


⭐ 별점: 4.1 / 5.0

💖 추천 대상: 잔잔한 드라마를 좋아하는 관객, 삶과 죽음, 관계에 대해 사색하는 걸 좋아하는 이, 일본 특유의 섬세한 정서와 여백의 미를 사랑하는 관객
💔 비추천 대상: 빠른 전개와 강렬한 갈등을 선호하는 관객, 극적인 감정 폭발을 기대하는 관객


🎬 영화 《강변의 무코리타》 정보

  • 원제: 川っぺりムコリッタ (Riverside Mukolitta)
  • 감독/각본: 오기가미 나오코 (Naoko Ogigami)
  • 장르: 드라마, 휴먼
  • 개봉일: 2022년 9월 (일본) / 2023년 (한국 일부 지역 개봉)
  • 러닝타임: 120분
  • 출연:
    • 마츠야마 켄이치 – 야마다 역
    • 무로 츠요시 – 시마다 역
    • 미츠시마 히카리 – 미나미 역
    • 요시오카 히데타카 – 미조구치 역

1. 서론 – 고요함 속의 연대

《강변의 무코리타》는 상실과 외로움에 잠식된 인물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서서히 삶의 결을 회복해나가는 이야기다. 일본 특유의 간결하고 절제된 미장센과 삶에 대한 성찰을 담은 이 작품은, ‘죽음을 통해 삶을 배우는’ 느린 영화의 미학을 보여준다.
💡 “외로움이란 건, 함께 있어도 사라지지 않지만 함께 있을 수는 있다.”


2. 서사적 강점 – 느린 삶, 조용한 치유

야마다 – 죽음을 정리하며 삶을 배우다

 

야마다역의 마츠야마 켄이치


감옥에서 출소한지 얼마되지 않은 야마다는 새로운삶을 살기위해 작은 어촌 마을에 있는 오징어 통조림 공장에 취직하게 된다. 사장님의 도움으로 낡은 무코리타 연립주택에 머물며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집주인 미나미와 옆집에 사는 귀찮은 이웃 시마다, 아들과 함께 묘석을 판매하는 미조구치를 만나게 된다. 하루하루 무의미 하게 살아가던 야마다는 전화 한통을 받게 되고 오랜시간 연락이 끊긴 아버지의 유골함을 받아 들게 되며 남겨진 삶의 조각들을 마주한다. 그는 사회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고립된 존재지만, 조용히 다가오는 이웃들과의 관계를 통해 서서히 변화한다.

 

 

시마다– 귀찮지만 따뜻한 이웃

시마다 역의 무로 츠요시

 


낙천적인 이웃 시마다는 야마다에게 느닷없이 다가와 목욕탕을 빌리고 밥을 함께 먹고  반찬을 나누고, 말을 건네며 거리를 좁힌다. 그의 과하게 밝은 에너지는 단순히 웃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외로움에 맞서는 그의 방식이다.
💡 “소외된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느슨한 관계는, 혈연보다 더 진한 온기를 남긴다.”

 

 

미조구치역에 요시오카 히데타카

 

죽은 자의 존재감 – 사라졌지만 잊히지 않는 이들
평생 연락이 없던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 그리고 맡겨진 유골함. 그 안에서 관객은 한 사람의 인생이 흔적처럼 정리되는 것을 보게 된다. 영화는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초월해, 남겨진 이들의 ‘기억’이라는 형태로 존재하는 이들을 따뜻하게 담아낸다.


3. 연출과 배우 – 여백을 채우는 섬세함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 ‘잔잔함’의 대가
《카모메 식당》, 《안경》으로 잘 알려진 오기가미 감독은 이번에도 여백과 반복의 미학으로 감정을 구축한다. 삶의 소소한 행위들—밥 짓기, 목욕하기, 반찬 나누기—를 통해 일상의 깊은 감정선을 만들어낸다.
💡 “큰 사건 없이도 큰 감정을 주는 감독, 그게 오기가미의 힘이다.”

마츠야마 켄이치 – 무너진 내면을 품은 연기
야마다 역을 맡은 마츠오카는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불안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말없이 슬픈 표정, 작은 제스처에서 관객은 그의 내면을 읽을 수 있다.

무로 츠요시– 웃음 뒤의 허무를 연기하는 배우
시마다 역의 무로 츠요시는, 한없이 밝지만 어딘가 공허한 인물을 절묘하게 연기하며, 영화의 분위기를 적절히 잡아준다.


4. 한계점 – 느린 전개, 명확하지 않은 갈등 구조

매우 느린 템포
일상의 리듬에 초점을 맞춘 영화인 만큼, 극적인 사건이 거의 없다. 관객이 감정적으로 몰입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갈등의 여운이 적음
명확한 갈등 구조 없이 흘러가는 구조는 일부 관객에게 루즈하거나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음. 그러나 이 역시 감독의 의도된 감정 설계라 볼 수 있다.


5. 결론 – 살아 있는 자들이 만들어가는 기억의 공동체

 

무코리타

모호율다 산스크리트어의 일본식 발음으로 
30분의 1일 즉 48분이라는 시간 
그 시간이 낮이 밤으로 바뀌는 시간으로 
세상이 전복되고 반대 시간 속을 빨려 들어가는 과정의 시간

 

 

무코리타 공동주택의 야마다와 이웃들

 

 

《강변의 무코리타》는 고요하고 슬픈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삶은 결국 타인과 연결될 때 온기를 지닌다는 사실을 조용히 말한다. 죽은 자들의 이름 없는 유골함 속에서도, 살아 있는 사람들은 밥을 짓고, 대화를 나누고, 함께 걸으며 삶을 이어간다. 이 영화는 그렇게, 잊히지 않는 사람과 잊고 싶은 사람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연대의 가능성을 조용히 응시한다.

 

✔️ 따뜻한 힐링 무비를 찾는다면
✔️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성찰하고 싶다면
✔️ 감정을 강요하지 않는 섬세한 영화를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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